불편에 대한 단상 (2016.06.02)
놀이 공원서 줄을 서있다가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돈을 더 지불할 테니 더 빨리 탈 수 있는 트랙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꽉 막힌 고속도로에선 ‘더 빨리 갈 수 있는, 그래서 더 비싼 요금을 지불해야 하는 도로가 있다면 잘될 것도 같은데’라는 생각도 해봤다.
요즘 들어 이 같은 생각이 스스로를 얼마나 위험한 사람으로 만들고 있는지를 깨닫는 중이다.
나의 불편은 감내하지 않고 돈으로 해결을 하겠다는 사고, ‘남이야 어쨌건 나만 먼저 가면 되지’ 하는 태도가 나에게도 깊이 스며들어 있구나 하고 말이다.
출퇴근길에 제 시간에 지하철이 도착하지 않는 불편함, 제 시간에 출발하지 않는 비행기에서의 불편함, 이미 예고된 정전에도 느끼는 불편함.
이런 것들이 불만으로 쌓이고 표출되다 보면 누군가는 안전하지 않은 환경 속에서,
시간에 쫓기면서 그 불편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일해야 할 것이다. 심지어는 목숨이나 자리를 내걸면서 까지 말이다.
불편은 비효율의 결과물이요, 불편은 그 자체가 문제 상황이라는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아니 그 불편함을 우리 스스로 감내할 수 있는 여유를 공동체가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
지하철을 멈추고, 비행기를 세우고, 전기를 끊는 불편을 감내해야 우리 중 누군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고,
누군가 자신의 처지와 주장을 큰 목소리로 외칠 때, 심지어 내가 반대하는 주장을 해서 소음처럼 느껴지더라도 이 불편을 감내해야 언젠가 나도 내 목소리를 낼 수 있다.
우리는 불편함을 감내할 준비가 되어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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