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드락 또드락

그래서 어쩌란 말인가? (2016.9.23)

Eliot Lee 2016. 9. 23. 11:33

각자도생(各自圖生)의 시대, 커뮤니케이션(?)

 

1. 예전에 정부 정책홍보 컨설턴트 시절에 부처에 컨설팅을 하면서 가장 많이 했던 이야기는 성과나 혜택 자랑을 마시고 정책 고객이 당장 어떻게 이용할 수 있는지 행동 요령을 알리는데 초점을 맞추십시오!”였다.

 

이 당연한 명제는 아직도 유용하다. ‘지진 경보 문자를 몇 초만에 발송한다는 이슈가 그렇다.

 

그래 10초만에 문자를 받았는데, 어쩌란 말인가?”, “10초만에 온 문자란 것이 겨우 어디서 얼마 정도에 지진이 발생했다라면 그럼 나는 어떻게 하란 말인가?”

 

대피소도, 행동 요령도 각자 알아서 하라는 것인가? ‘몇 초 발송은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모든 문제와 그에 따른 조치들을 덮고 있다.

 

2. 제품에 안전이나 기능 상에 이상이 발생하면 제조업체나 정부는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한다. 사과하고 제품을 교환해주기도 하고, 어떤 경우 정부가 나서 리콜이라는 강제적 행정처분을 내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 때도 중요한 것은 소비자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에 대한 자세한 안내이다. 언제부터 어떤 채널을 통해서 어떤 조치를 받을 수 있고, 지금 당장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한다는 설명이 구체적으로 전달이 되어야 한다.

 

여기에 더해 안전과 관련된 문제라면 특히나 반드시 그와 같은 행동을 해야 하도록 부가적 조치들이 더해져야 한다. “***에 가서 교환하십시오!”가 아니라 “***에 가서 **일까지 반드시 교환하십시오! 그렇지 않을 경우에 발생하는 사태는~” 식으로 행동을 유인하거나 필요에 따라서는 강제할 수 있게 하는 장치들도 반드시 마련을 해야 한다.

 

어느 나라에서는 소비자의 반 이상이 교환을 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선 그에 한참을 못 미치고 있다면 그것은 소비자의 문제가 아니라, 소비자 행동을 하게끔 하는 커뮤니케이션의 문제일 가능성이 훨씬 크다.

 

3. 지금은 정부나 브랜드 모두,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전략보다는 당장 어떻게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알리는데 치중해야 하지 않나 싶다.

 

관련 기사를 볼 때마다 그래서 어쩌란 말이냐?”라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