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unication, PR, IMC/한발 들여놓기

PR! Publicity? Digital PR?

Eliot Lee 2012. 5. 18. 16:32

#1. PR = Digital PR


올해 초에 제일기획에서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을 담당 후배를 만났습니다. 이런 저런 근황을 묻고, 업계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다가, 후배에게 “너희 회사는 광고주에 대해 PR 서비스를 어떤 식으로 하나”라고 물었습니다. 후배의 답변은 “형, 요즘은 PR이라고 하면 다 디지털 PR로 이해해요”였습니다.

 

PR = Digital PR, 즉 블로그나 소셜미디어와 같은 온라인 채널을 활용한 커뮤니케이션이 곧 PR로 인식된다는 의미입니다.

 

미디어 퍼블리시티(Media Publicity), 미디어 서비스(Media Service)로 PR일을 시작한 제 머리 속에 담긴 ‘그래도 PR은 언론홍보지’라는 고정관념이 얼마나 고루하고 뒤쳐진 생각인지를 다시금 깨쳤습니다.

- 미디어 퍼블리시티(Media Publicity) : 사전에 준비된 언론 홍보 계획에 따라 다양한 언론매체와 취재진을 대상으로 관련 언론 보도를 극대화해 나가는 적극적이고, 조직적이고, 선행적이고 예방적인 언론홍보 활동
- 미디어 서비스(Media Service) : 언론의 취재 요청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협조해 나감에 따라 보다 정확하고 객관적인 보도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언론의 문제 및 이슈 제기에 따른 사후 대응적 언론 홍보 활동

 

최근 매체 환경의 변화에 따라서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신문, 방송과 같은 Mass media에서 블로그나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Social media로 그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는 분명한 사실입니다.

 

따라서 ‘조직과 공중 사이의 상호 유익한 관계를 구축하는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과정’인 PR에 있어, ‘의도적(deliberate)’이고 ‘계획된(planned)’ 활동 역시  ‘News Publicity를 위한 Pseudo Event 기획’에서 ‘Online Viral을 위한 Contents 생산’으로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습니다.

 

※ Pseudo Event (의사사건, 擬似事件) : 뉴스 보도의 기회를 얻기 위해 의도적이고 계획적으로 만들어내는 사건

 

 

 

기사가 될만한 소재를 찾아서 거기에서 ‘야마(やま, 일본어 山)’를 뽑고 자료를 만들어 기자들에게 세일즈하는 것이 이른바 PR 회사에서 PR을 다루는 주요한 방식입니다. 또 필요에 따라서는 사진이나 방송 그림이 될만한 Event를 기획해 언론의 주목도를 높이는 것은 PR의 기술이기도 합니다. 기술적인 의미에서 PR은 그랬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른바 ‘확산될 만한’, ‘온라인 공간에서 화제가 될 수 있는’ 소재를 찾아 콘텐츠로 가공해서 이를 Viral Communication하는 것이 주요한 PR의 방식이 되었습니다. (다시금 전제를 깔지만 기술적인 의미에서 말이죠. ^^;)

 

소셜 미디어의 출현은 정보를 알리고 노출하는 것(Push)을 넘어 재미있게 참여하고 경험(Pull)할 수 있는 방식의 커뮤니케이션을 견인했습니다.

 

PR AE의 역량은 뉴스의 취사선택권을 가진 기자라는 관문을 통과(gate keeping)할 수 있는 논리력과 직관 그리고 아이템을 찾아내는 취재력에서, 어떤 소재가 소셜미디어 공간에서 공중들에게 ‘먹힐지’를 알아챌 수 있는 감수성으로 확장됐습니다.

 


#2. PR = News Publicity

 

그럼에도 불구하고, Mass media, old media로 불리는 신문과 방송 뉴스는 여전히 PR의 중요한 채널입니다. 지난 주부터 회사 PR팀과 디지털PR팀 사원, 대리 교육을 시작하면서, 가장 강조한 부분은 ‘신문 보기’입니다.

 

“PR 회사의 AE라면 아침에 출근하는 선배와 동료를 맞이 하는 장소는 자기 자리 책상이 아니라, 회사의 정기간행물실이나 신문 거치대 앞이 되어야 한다”라고 후배들에게 강조합니다.

 

 

 

언론은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주요한 정보 제공자로서 역할을 합니다. 사건, 사고와 같은 단순한 사실을 알릴 뿐만 아니라, 기자의 시각이나 언론사의 경향성이 곁들여진 가공된 정보를 제공합니다. 또한 여론 형성과 주도자로서 역할도 함께 합니다. 이 경우에는 언론사가 추구하는 방향에 따라서 동일한 사안이라도 시각 차이가 명확히 드러나기도 합니다.

 

PR은 기본적으로 신뢰를 바탕으로 합니다. 공중과의 호의적 관계를 구축하고 유지하는데 있어서 신뢰는 가장 기본적인 전제이면서 충족시켜 나가야 할 목적이 되기도 합니다. 흔히 사람들이 PR을 이야기할 때 “신뢰를 판다”고 하는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특히 언론 홍보(Publicity)는 언론에 의한 3자 보증(third party endorsement)을 통해 신뢰를 얻습니다.

 

따라서 News Publicity는 여전히 유용한 PR의 방법 중 하나입니다.

 

※ 참고 : 최근 신문들은 뉴미디어와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읽을 만한 정보, 재미있는(눈과 마음을 사로잡고) 내용, 심층 취재한 기사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기사의 가치 역시 속보, 새로운 것에서 콘텐츠 자체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 다양하고 새로운 지면을 만들어 내기도 하고요.

- 기획 취재나 심층 분석 기사로 ‘읽을 만한’ 기사를 만들고, 독자들에게 유용하고 흥미로운 정보를 제공합니다.

- 또한 온라인, 오프라인을 연계한 형태의 기사도 생산하고요.

- 철저히 택스트 위주였던 기사 내용을 보다 시각적으로 구성(인포그래픽스)해 전달하기도 합니다.



#3. 역 의제 설정

 

역 의제 설정(Reversed Agenda-Setting)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온라인이나 소셜미디어, 모바일 상의 의제가 전통 미디어(old media)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뜻합니다.

 

참여, 공유, 개방과 같은 웹 2.0의 가치, 어쩌면 커뮤니케이션의 핵심 가치이기도 한 이것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구현이 되면서 소셜미디어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 주요한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자리 잡았습니다. 즉각적으로 응답하고 반응할 수 있는 네트워크로 연결이 가능하고 기존 매체보다 정보 유통 단계가 축소된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디어 소비자들은 다양한 공적 담론을 생산하고 의제(agenda)를 설정합니다.

 

이 같은 의제들이 신문 기사나 방송 뉴스를 통해서 보도되고 사회 전반의 의제가 되는 것이 바로 역 의제 설정입니다.

(최근 들어 전통 미디어나, 정치권 등에서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여론 추이를 가늠합니다. 물론 그것이 사회 전반의 여론을 반영하거나 수렴하지는 않습니다. 이는 소셜미디어를 통한 커뮤니케이션 행위 자체가 가지는 특이성이나 의견을 나누는 집단 내에서 일어나는 극화(polarization) 현상, 다원적 무지 현상(Pluralistic Ignorance)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이겠죠.)

 

아무튼, 결론은 이렇습니다.

 

올드 미디어나 뉴 미디어, 모두 커뮤니케이션을 업(業)으로 하는 사람들, PR하는 사람에게는 ‘카르마(?)’와 같은 겁니다. 동전의 양면과도 같고, 두 다리와 같은 거겠죠. 따라서 어느 한쪽 일을 한다고 다른 한쪽을 놓고 갈 수는 없습니다.

 

“신입 AE들! 제발 신문 좀 보시게!”